복숭아 부라타 샐러드 (채소 선택, 드레싱, 견과류)

복숭아를 그냥 깎아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지인이 부라타 치즈와 함께 샐러드로 내놓는 순간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복숭아의 물기 많은 단맛이 짭쪼름하고 크리미한 치즈와 만나면 단독으로 먹을 때와는 전혀 다른 맛이 납니다. 제철 복숭아가 나오는 지금, 한 번쯤 만들어볼 가치가 충분한 샐러드입니다.

복숭아 샐러드, 채소 선택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복숭아 샐러드를 처음 만들 때 저도 냉장고에 있던 양상추를 꺼냈습니다. 양상추가 가장 무난하다고 막연히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한 입 먹어보니 아삭한 양상추의 식감이 부드러운 복숭아, 크리미한 부라타 치즈와 전혀 어우러지지 않았습니다. 따로 노는 느낌이랄까요.

일반적으로 샐러드 베이스로 양상추를 많이 사용하는데, 사실 양상추는 수분과 식감 위주의 채소라 영양가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영양학적으로도 케일, 근대, 루꼴라 같은 잎채소가 훨씬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케일의 비타민 K 함량은 양상추 대비 수십 배에 달합니다(출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제 경험상 이 샐러드에는 스프링 믹스(Spring Mix)나 버터헤드 레터스처럼 잎이 얇고 부드러운 채소가 확실히 잘 어울립니다. 스프링 믹스란 어린 잎(베이비 리프) 여러 종류를 섞어 놓은 샐러드용 채소 혼합 제품으로, 쉽게 말해 부드럽고 영양가 높은 어린잎들을 한 봉지에 담아 놓은 것입니다. 아루굴라(루꼴라)도 잘 어울리는데, 특유의 살짝 쌉쌀한 향이 복숭아의 단맛과 대비를 이루면서 맛에 깊이를 더해줍니다. 한국에서 구하기 어렵다면 쌈 채소 코너에서 겨자잎이나 어린 케일을 조금 사다가 손으로 찢어 섞어도 충분합니다.

바질, 민트 같은 허브류를 잎채소와 함께 곁들이면 향이 한층 살아납니다. 허브란 요리에 향을 더하는 식물성 재료를 통칭하는 말인데, 이 샐러드에서는 한두 잎만 올려도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가 납니다. 채소 선택 하나로 샐러드의 완성도가 이렇게 달라진다는 걸 직접 비교해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드레싱은 강하면 안 됩니다, 화이트 발사믹을 추천하는 이유

복숭아 샐러드 드레싱으로 검은 발사믹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일반 발사믹 비네거(Balsamic Vinegar)는 색이 진하고 풍미가 강해서 복숭아의 연한 단맛을 눌러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사믹 비네거란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에서 포도즙을 오크 통에 숙성시켜 만든 식초로, 단맛과 신맛이 복합적으로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몇 번 비교해본 결과, 화이트 발사믹(White Balsamic Vinegar)이 이 샐러드에 훨씬 잘 맞았습니다. 화이트 발사믹이란 같은 발사믹 제조 방식이지만 색을 내지 않도록 낮은 온도에서 짧게 숙성시킨 밝은 색의 발사믹으로, 새콤달콤한 맛은 유사하면서도 색이 연해서 채소와 복숭아의 색감을 그대로 살려줍니다. 글레이즈드 발사믹(Glazed Balsamic), 즉 발사믹을 졸여서 점도를 높인 리덕션 제품은 당도가 훨씬 높고 맛이 강해서 이 샐러드에는 과했습니다.

드레싱 구성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화이트 발사믹 비네거를 기본 산미 드레싱으로 사용합니다. 채소와 복숭아 색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콤달콤한 맛을 냅니다.
  2.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xtra Virgin Olive Oil)을 위에 두릅니다. 샐러드 위에 뿌리는 올리브 오일은 품질이 좋은 것을 사용할수록 향이 살아납니다. 조리용과 샐러드용을 따로 구분해두면 더 좋습니다.
  3. 굵게 간 후추를 아주 살짝만 더합니다. 후추의 톡 쏘는 향이 치즈의 크리미함을 잡아줍니다.
  4. 알룰로스(Allulose)를 소량 더하면 복숭아 단맛이 살짝 부족할 때 보완이 됩니다. 알룰로스란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지만 열량이 거의 없는 희귀당의 일종으로,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이 쓸 수 있습니다.
  5. 소금은 꼭 넣어야 합니다. 짠맛이 복숭아의 단맛을 더 또렷하게 끌어올려 줍니다.

드레싱을 전체에 쫙 뿌리기보다는 군데군데 듬성듬성 뿌리는 것이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더 좋습니다. 드레싱이 골고루 섞이길 원한다면 재료를 담기 전 볼에 먼저 가볍게 버무리는 방법도 좋습니다.

견과류와 복숭아 선택, 이 두 가지가 완성도를 가릅니다

샐러드 위에 견과류를 올리는 건 식감과 고소함을 더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견과류 종류에 따라 느낌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제 경험상 아몬드나 호두는 맛이 조금 무거운 편이라 복숭아의 섬세한 단맛을 가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반면 헤이즐넛이나 피스타치오는 고소함이 가볍고 향이 좋아서 복숭아, 부라타 치즈와 훨씬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습니다.

견과류는 반드시 구워서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로스팅(Roasting)이란 건열로 재료를 굽는 조리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견과류의 수분이 빠지고 향이 농축되어 바삭함과 고소함이 훨씬 강해집니다. 생 견과류를 그냥 올리면 풍미 차이가 확연히 납니다. 팬에 기름 없이 약불로 3~5분 정도 볶아주면 충분합니다.

복숭아 선택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한국의 백도처럼 수분이 많고 부드러운 품종은 단독으로 먹을 때는 최고지만, 샐러드에 넣으면 과즙이 흘러나와 드레싱과 섞이면서 물기가 너무 많아집니다. 제 경험상 이 샐러드에는 과육이 다소 단단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있는 넥타린(Nectarine)이 더 잘 맞았습니다. 넥타린이란 복숭아(피치, Peach)와 거의 같은 과일이지만 겉껍질에 솜털이 없고 매끈한 품종으로, 복숭아보다 단맛이 약간 진하고 과육이 조금 더 단단한 편입니다. 색감을 살리고 싶다면 속이 노란 옐로 넥타린을 선택하면 샐러드 위에서 더 잘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햄프시드(Hemp Seed)를 뿌리면 단백질과 오메가 지방산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햄프시드란 대마 식물의 씨앗으로, 필수 아미노산과 오메가-3 및 오메가-6 지방산이 풍부한 슈퍼푸드의 일종입니다. 고소하고 담백해서 샐러드에 올려도 전혀 이질감이 없습니다. 닭가슴살 샐러드가 질릴 때 이런 식으로 과일과 치즈를 활용한 샐러드로 변화를 주면,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출처: 한국건강산업진흥원).

자주 묻는 질문

Q. 부라타 치즈를 구하기 힘든데 다른 치즈로 대체할 수 있나요?

A. 일반적으로 부라타 치즈가 없으면 모차렐라 치즈로 대체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써보니 충분히 괜찮았습니다. 부라타처럼 안에 크림이 들어 있지는 않아서 크리미함은 조금 덜하지만,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은 비슷하게 납니다. 동그란 생모차렐라를 얇게 잘라 올리면 됩니다.

Q. 화이트 발사믹이 없으면 어떤 드레싱을 써야 하나요?

A. 레드 와인 비네거(Red Wine Vinegar)나 샴페인 비네거도 잘 어울립니다. 산미가 가볍고 색이 연한 식초 계열이면 복숭아와 채소의 색을 해치지 않아서 좋습니다. 일반 검은 발사믹도 쓸 수 있지만, 전체에 쫙 뿌리기보다는 조금만 듬성듬성 뿌리는 것을 권합니다.

Q. 어떤 복숭아를 사야 이 샐러드에 가장 잘 맞나요?

A. 제 경험상 수분이 지나치게 많은 백도보다는 과육이 조금 단단하고 새콤달콤한 넥타린이 가장 잘 맞았습니다. 색감을 살리고 싶다면 속이 노란 옐로 넥타린 또는 황도를 선택하면 샐러드 위에서 색이 더 잘 살아납니다. 완전히 익어 무른 복숭아는 샐러드에 올리면 과즙이 흘러내려 드레싱이 묽어질 수 있으니 80% 정도 익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Q. 다이어트 중에 먹어도 되는 샐러드인가요?

A. 부라타 치즈는 지방 함량이 있는 편이지만, 양을 조절해서 한두 개만 올리면 충분합니다. 드레싱도 올리브 오일과 화이트 발사믹 위주로 가볍게 구성하면 전체 열량을 낮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알룰로스로 단맛을 보완하면 설탕 없이도 풍성한 맛이 나서 다이어트 식단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복숭아 철이 길지 않으니, 지금 이 시기를 활용해서 한 번쯤 만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재료 준비가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드러운 잎채소, 제철 복숭아, 부라타 치즈, 화이트 발사믹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닭가슴살 샐러드가 질려갈 때 이 샐러드 하나면 입맛도 살고 건강한 식사를 챙기는 기분도 납니다. 나 자신에게 대접하는 한 끼라고 생각하고, 복숭아 있을 때 꼭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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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KrOHHJvZ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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